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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동포구와 제주해녀박물관여행방/제주도 2017. 3. 24. 23:10
굴동포구와 제주해녀박물관
2017. 3. 24.
2017. 3. 24. 제주 한달살기 11일째 날이 시작된다...
오늘 계획은 제주도의 동쪽을 둘러보기로 하고 남원에서 해안도로 따라, 김영갑 갤러리 도모악, 온평포구와 혼인지, 신양포구.섭지코지해변. 일출봉 근처, 일출봉 근처에서 점심 식사 후 종달항과 종달해변도로, 하도해변, 굴동포구와 제주해녀 박물관, 세화해변, 평대리 해변과 평대블턱, 월정리 해변을 보고 중산간 도로를 달려 제주돌문화공원을 두루 돌아볼 계획이다..
제주 한달살기 11일째날 여행지 일곱번째로 하도 해변을 지나 굴동포구와 제주해녀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하도리 마을에서 가장 면적이 크고 역사가 오래된 '굴동'마을에 위치한 굴동포구는 마을 주민들이 '굴동마을'에 있는 포구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다.
해녀가 일구는 두 밭 사이를 거닐다...숨비소리길...
바당밭을 부지런히 일구고 돌아오는 길. 망사리 가득 수확물을 짊어지고 걷는 해녀들의 눈길은 자연스레 대지의 밭을 향한다. 해녀들에겐 풍어만큼이나 풍농도 중요하다. 물때에 맞춰 바다에 나섰다가, 물질이 어려울 때면 곧바로 농사짓는 아낙네가 되어 밭의 작물을 돌본다. 두 밭을 일구는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삶. 이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길이 바로 하도리에 위치한 ‘숨비소리길’이다. 숨비소리길은 해녀박물관을 중심을 구성된 순환코스이다. 해녀박물관을 출발, 삼신상, 별방진, 서문동 원담, 서동불턱, 만물(면수동 용천수)을 거쳐 돌아오는, 총 4.4km 길이의 코스이다. 보통 성인 걸음으로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지난 2012년 해녀축제를 계기로 개통되었다. 숨비소리길에는 이름 그대로 해녀들의 숨이 그대로 녹아있다. 길 위에서도 저 멀리 바다에서 피어나는 해녀들의 숨소리가 귀 끝을 울린다. 그뿐이랴. 간혹 밭일을 하며 내쉬는 이 여인들의 가쁜 숨마저 들을 수 있다. 억척스러운 여인들의 강한 숨결. 그러나 가족을 위하는 어머니로서의 유한 숨결. 모질지만 사랑이 담긴 이 숨결이 묻어나는 길 위를 거닐다 보면, 땅 위에 얹힌 내 발걸음마저 저절로 숙연해질 것이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바다는 쪽빛이었다. 봄 바다는 시간마다 색깔을 달리했다.
해안도로를 경계선으로 하도리 마을은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다. 돌담너머에는 보리와 유채꽃이 넘실대고, 봄 바다는 한적하기만 했다.
구불구불 바다로 이어진 해안길은 문주란 섬으로 알려진 난도에서 잠시 멈춘다. 섬의 모습이 토끼 같다고 하여'토끼섬'이라고도 부르는 난도는 향기와 자태가 빼어난 문주란 자생지이다. 더운 지방의 해안 모래땅에 자라던 문주란의 씨앗이 바닷물에 밀려 언젠가 난도에 정착하게 되었다. 해마다 7월 말 8월 초면 섬 전체가 온통 하얗다고 한다.
하도리 굴동포구에는 문주란섬에 들어갈 수 있는 배가 있는 데, 요금이 3만원이다. 비싼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이 빠지면 걸어들어갈 수 있다고 하나, 사실 허리 위까지 물이 차기 때문에 걸어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올레 21코스의 경유지이기도 한 굴동포구 이다..
‘호오이~ 호오이~’
너른 해안이 펼쳐진 도로를 걷다 보면 귓가를 간질이는 나지막한 소리. 그 누가 이리도 즐거워 휘파람을 부나 주위를 둘러봐도 찾을 수 없다. 이에 소리의 근원을 찾아 귀를 기울이다 보면 다시금 들려오는 들려오는 소리 ‘호오이~’. 아, 파도소리에 실려 온다. 그렇다. 이 소리는 출렁이는 바다에 몸 실은 저 여인들의 입에서 터지는 숨비소리다! 고요한 해변가를 울리는 숨비소리는 마치 아기 새의 노래처럼 곱기만 하다. 하지만 이 숨은 저 멀리 물길을 헤치고 온 해녀들의 숨길이 드디어 터지는, 어미의 탄식이다. 이를 듣지도, 알지도 못하고 어찌 제주를 다녀왔다고 할 수 있을까? 자연 앞에 그 누구보다 순종적인, 그러나 삶 앞에선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인들, ‘제주 해녀’를 찾아 본다. 그녀들의 삶 앞에서,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제주를 거닐고 있는 ‘나’의 삶 또한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해안가 주변을 다니다 보면 바다 위를 수놓는 주황 꽃의 향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주위를 울리는 휘파람 소리. 바로 제주의 꽃 해녀들이 바다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알림이자 표시다. 물론 모든 날 이 해녀들의 조업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파도가 세고 약한 날, 바람이 강하고 얕은 날이라는 개념보다는 ‘물 때’에 맞춰 해녀들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해녀가 조업을 할 수 있는 날은 대략 음력 8~14일, 23~29일 사이, 물살이 약할 때다. 계산해보니 365일 중 기껏해야 100일 정도다. 저 날짜에 해당하는 날이라도 날이 궂으면 해녀들이 조업을 나가기 어려워진다. 무턱대고 해녀들을 보기 위해 해안도로를 달리다가는 모질고 황량한 바람만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저 주황 꽃, 테왁은 보는 이들에게 선물과도 같다. 최근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만큼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자랑인 제주 해녀. 한때 제주 경제를 책임지던 이 여인들의 강인함은 이제 제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 옛날 제주의 여인들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가 되어야 하는 운명에 필연적으로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따라 7~8세 때부터 얕은 해변을 첨벙거리던 소녀들은 12~13세가 되면 ‘두렁박’에 매달려 점차 깊은 물로 나아가는 연습을 한다. 15~16세가 되면 드디어 어머니와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는 해녀로서의 운명에 자신을 맞춰간다. 이후 17~18세 즈음에 이르면 테왁 하나에 몸을 의지해 평생을 물속에서 삶을 일구는 제주 여인으로 당당히 선다. 물론 모든 해녀가 물질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 기량에 따라 하군, 중군, 상군 계층으로 나뉜다.
계층에 따라 물질을 할 수 있는 구역도 다르다. 계층이 높을수록 더욱 깊은 물속으로 들어간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수는 없다. 상군은 중군, 하군을 위해 보다 작업이 쉬운 바다 공간을 양보해야 한다. 중군, 하군도 상군의 영역을 넘볼 수는 없다. 목숨과 직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욕심을 낼 수는 없다. 그리고 이 해녀들은 특히 얕은 바다를 70세 이상 고령 해녀들이 작업할 수 있는 ‘할망바당’으로 정해, 그녀들에게 양보한다. 젊은 해녀가 이 구역에 들어 물질을 하는 것은 철저히 금기시 된다. 즉, 나이가 들어도 물질을 놓지 못하는 해녀들이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을 보장해주는, 공동체 사회의 인정 어린 전형이라 볼 수 있겠다.
제주 해안을 오가는 길. 만일 저 멀리서 주황빛 테왁이 꽃처럼 빛 발하는 것을 발견한다면 잠시 멈춰보자. 그리고 귀를 기울여보자. 숨비소리를 타고 오는 해녀들의 인생이 조심스레 울려올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을 타고....
하도리 마을에서 바다 쪽으로 들어가자, 제주 해녀의 삶을 ‘한눈에’ 볼수 있는 해녀박물관을 만날 수 있었다.
해녀박물관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3204-1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상실과 제1전시실, 제2전시실, 제3전시실, 어린이 해녀체험관, 뮤지엄 샵, 야외전시장이 있다.
해녀박물관은 제주 경제사에서 한축을 담당 했었고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의 정신을 비롯한 해녀문화를 새롭게 평가함은 물론, 세계에서 유일한 해녀문화를 중심으로 해양, 어촌, 민속, 어업 등에 관한 자료를 전시함으로써 교육적 가치를 함양하는데 목적이 있다.푸르른 바다를 자맥질해 오가는 해녀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해녀를 알 수는 없다. 우선 그녀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이 구좌읍 세화 해변가 근처에 위치해 있다. 바로 ‘제주해녀박물관’이다. 2006년 개관한 해녀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000㎡의 규모에 3개의 전시실, 영상실, 전망대, 어린이 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이 중 3개의 전시실은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운영된다.
제1전시실은 ‘해녀의 생활’을 주제로 전시실을 꾸며놨다. 해녀의 집, 어촌 마을, 어촌 생업 전반을 재현하고 있다.
제2전시실은 ‘해녀의 일터’를 주제로 전시실을 장식하고 있다. 불턱, 물질도구와 더불어 해녀의 공동체, 역사를 전시실 안에 담아냈다.
제3전시실은 ‘해녀의 생애’를 풀어놓은 공간이다. 아직은 물이 무섭기만 한 초보 해녀가 능숙한 상군 해녀가 되기까지의 모습, 제주바다를 넘어 육지로, 일본으로 출가 물질을 나갔던 경험담, 물질로 평생을 살아온 해녀들의 회고를 이 전시실에서는 간접 경험할 수 있다.
해녀 박물관은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지만 관계자의 양해를 구하고 몇장의 사진만 담아 올 수 있었다.
제2전시실은 ‘해녀의 일터’를 주제로 전시실을 장식하고 있다. 불턱, 물질도구와 더불어 해녀의 공동체, 역사를 전시실 안에 담아냈다.
제3전시실은 ‘해녀의 생애’를 풀어놓은 공간이다. 아직은 물이 무섭기만 한 초보 해녀가 능숙한 상군 해녀가 되기까지의 모습 등을...
하도리 굴공포구 앞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
호롱불을 켜 놓고 만학에 열중했던 야학당에서도 휘파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해녀의 삶, 제주해녀는 바다만 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밭일을 하기도 하고, 집안 일을 하기도 하고 물질을 나가 생계를 유지해 왔던 강인함은 제주여성의 강인함을 그대로 증명해 준다.
특히 척박한 땅에서 밭을 일구기도 하고, 바다 밭을 일구기도 하고, 일제식민지 수탈정책과 민족적 차별에 항거하여 항일운동을 주도한 사람도 제주해녀이다.
이렇듯 '제주 바당을 지켰던 어머니'가 바로 제주해녀였다. 해녀들의 발자취를 둘러 보노라니 내가 바닷가에서 들었던 휘파람소리가 얼마나 구슬픈 삶의 노랫소리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주 해안도로에서 내가 들었던 휘파람 소리가 과연 아름다운 화음이었을까? 해녀박물관 전망대에 하도리 바다를 관망하던 나는 그 휘파람소리가 '한과 생명의 소리'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굴동포구와 제주해녀박물관을 뒤로하고 세화해변쪽의 평대리 해변과 평대블턱을 만나러 계속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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