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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폭포를 품은 내연산(경북 포항시)산이 좋아 2013. 11. 29. 23:00
12폭포를 품은 내연산
2013. 11. 29.
2013. 11. 23. 딸과 함께 늦가을 주으러 보경사와 12폭포로 길을 나선다....
보경사 일주문을 들어선다...
내연산 보경사의 일주문..중후하고도 아름다운 단청이 천년 고찰의 면모를 말해 준다
매표소를 지나 보경사 해탈문을 향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해탈문이 있고 모금함이 설치되어 있다.
보통의 사찰에서는 천왕문을 지나면 불이의 경지를 상징하는 불이 혹은 해탈문이 나오는데 보경사는 천왕문 전에 해탈문이 있었다....
보경사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일주문을 지나 보경사로 들어서기 직전의 울창한 송림사이로 고려시대때 사찰을 중건한 원진국사가 심은 7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노란 단풍으로 단장하고 나그네를 맞는다.
보경사 전경이다...오래된 송림 사이로 보이는 보경사 전각들이 아름답다
보경사를 들러보고....
폭포로 향한다...
보경사 뒤로 내연산의 자랑 12폭포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폭포가 12개나 이어진 계곡은 쉽게 만나기 어렵다. 그 정도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수량이 풍부하지 않다. 초반에는 물이 아예 안 보이다가 얼마 후부터 계곡이 보이고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내연산신인 할무당 할매의 전설을 간직한 산신터가 나온다. 새로 봉안한 위폐 2기가 모셔져 있다. '내연산대왕신지위' '고모당신지위' 원래는 할무당 할매만을 모셨으나 새로 위패를 모시면서 할매가 외로울것 같아 할배대왕신을 새로이 모셨다.
산행이라 보기에는 길이 그렇게 가파르지도 않았고 계단 같은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갈 수 있다.
느즈막한 가을이란 계절적 느낌 때문에 거대한 바위들이 더 우람하게 보인다. 우리나라 산은 정말 사계절 모두 예쁜 것 같다
1번째 폭포인 상생폭포가 나온다. 쌍생폭포, 쌍폭 등으로도 많이 알려진 상생폭포는 삼폭 중 하폭에 해당한다.
주변 일대 소와 모래밭이 꽤 넓다.
소의 물이 맑아 밑에 송사리가 지나가는 것까지 물 위에서 다 보인다
상생폭포 일대의 소
문수봉 갈림길에서 보현암쪽으로 가면 연산폭포 가는 길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렇게 산길을 오른다. 폭포소리에 마음을 식혀가면서..
가는 중 중간중간 나오는 기암괴석들과 멋진 계곡들은 바쁜 걸음도 멈추게 한다.
보현폭포 일대. 경치가 수려하다. 중앙에 보이는 하얀 물보라가 보현폭포다.
보현폭포. 일단 물을 건너거나 절벽을 기지 않는 한 보이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삼보폭포. 등산로 상 잘 안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
보현암 밑에는 삼보폭포가 있는데,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모험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선간판을 자세히 보면 '밑으로 80m(확실하지는 앟음)'란 표시가 보인다. 그리고 느낌상 길처럼 보이는 길이 나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삼보폭포가 나타난다. 삼보폭포라고 하지만 실제 본 물줄기는 2개밖에 없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다른 곳과 달리 사람들이 없었다. 만약 삼보폭포 선간판을 보신다면 지나치지 말고 꼭 가보는 게 좋다.
다음 폭포를 가기 전에 보현암이라는 작은 암자를 들른다.
보현암. 암자 자체는 그리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감이 간다
잠룡폭포. 나무들 사이에 꼭꼭 숨어 있다
늦가을이나 겨울이 아니면 나뭇잎 때문에 잘 안 보일지도 모르겠다. 늦가을이어서 좋은 점도 있다.
폭포 아래 소가 유난히 깊고 넓은 제4 잠룡폭포는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이기도 한데 영화 속에서는 남부군 대원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는 곳이 지리산 골자기로 나오지만 실제는 내연산이라 했다.
무풍폭포. 실제로 크기가 작아 그냥 지나칠 뻔하기도 했다
관음폭포 바로 밑에는 무풍폭포가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바람을 맞지 않는 폭포이다. 협곡에 위치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대체로 주변 폭포보다 규모가 작아 그냥 무풍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관음폭포. 뒤의 동굴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다. 산적의 보물 같은 거라던가....
연산폭포와 관음폭포, 그리고 무풍폭포를 합쳐 삼용추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7번째 폭포인 연산폭포 바로 밑에 있는 폭포로 관음폭포다. 구름다리 밑에 있는 폭포인데 이 폭포도 정말 한 절경 한다. 관음폭포는 중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규모는 연산폭포에 비해서 작지만, 주변 일대 경치가 정말 신비롭다. 곳곳에 뚫린 구멍들은 마치 스님이나 도인들이 수련했을 법하다. 실제로 관음폭포라는 이름 역시 금방이라도 이 경치에서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줄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관음폭포 위에는 예전 히말라야 등반을 위해 여기서 연습을 하다 추락사 하신 한 산우의 추모비가 있다
바위에 많은 시인 묵객이 흔적을 남겼다.
학이 날아 올랐다는 학소대
한 30~40분쯤 걸으니 계단과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 연산 구름다리가 바로 최종목적지인 연산폭포로 가는 길이다
연산구름다리는 총연장 26.0m, 고폭 1.6m로 2003년 5월 16일 착공하여 그해 11월 10일날 이주강건(주)에서 완공 하였다
마침내 도착한 연산폭포 ! 계곡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위엄있게 보이는 폭포이기도 하다. 연산폭포 수직 파노라마.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비가 제대로 내리지도 않았는데 귀를 쩌렁쩌렁 울리는 거대한 폭포 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사방이 막힌 곳임에도 불구하고 폭포의 영향으로 촉촉한 바람이 불어온다. 높이 30m, 길이 40m의 내연산 12폭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워낙에 유명한 곳인지라 늦은 막바지 이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 왔다. 그리고 곳곳에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것도 꽤 장관이다. 역시 내연산 최고의 절경답다.
내려서는 길에 보현암을 들렀다.
보현암에는 한 때 건축가를 꿈꾸셨던 지해 스님이 기거하고 계셨다. 재미있으신 스님이셨다.
보경사 창건과 동시에 건립되었다는 보현암(普賢庵)이다..
갓 부처님은 속이 텅 빈 석고 불상이었다. 이미 깨달음을 얻어서 속을 다 비우신 건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작은 암자지만 암자 위 갓 부처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꽤 멋지다.
보현암 갓부처 왼편길을 따라 문수암으로 향한다...
백빽한 상수리목 길을 따라 보현암 뒤를 돌아 문수암으로 향한다...
대부분은 연산폭포에서 보현암을 끼고 상생폭포 쪽으로 곧바로 내려가지만.....
보현암 뒤쪽능선을 타고 문수암으로 가는 길은 내연산을 올때마다 내가 즐겨 찾는 산길이다...너무나 한적하고 호젓하니 내가 꿈꾸던 세상같다...시끄러운 사바 세계와는 다른 세상같은...
문수암 창고 건물이 정겹게 길손을 맞는다.
정겨운 문수암 요사다.
요사체 마당에서 내려다본 내연산 계곡이다...
문수암의 소박한 장독대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문수암 요사체...
보경사 창건과 동시에 건립되었다는 문수암(文殊庵)의 대웅전 모습이다.
문수암 중건비
문수암 산령각
산령각 안의 목각 산신탱
산령각에서 내려다본 문수암 전경이다...
정겨운 문수암 전경
문수봉 아래 위치한 문수암을 나선다...
내려가면서 바라본 산 중턱에 위치한 보현암과 갓부처
문수암과 보현암 갈림길에 도착이다...
여행의 길목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상상을 하나씩 풀어 헤치며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 선다. 물 소리를 따라..
오래된 송림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보경사를 뒤로하고 보경사를 나서며...
해탈문도 지나고
매표소도 지나
일주문을 나선다...
시냇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 인생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상류에서의 물이 맑은 것처럼 갓 태어나 어린 시절의 인생은 자갈이 깔린 바닥을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처럼 거짓이나 탐욕이 없는 순백한 모습 그대로였다가 하류에 다가갈수록 투명한 마음이 퇴색되어 버리고 만다.
때로는 바위에 부딪혀 몇 번이고 휘돌아 내려가는 것과 졸졸 소리를 내어 흐르는 아우성 소리에 인생의 지친 삶의 소리를 엿듣는 것을 보노라면 많은 고난을 겪는 인생사의 그림자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삶에 있어서 보일 듯 말듯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더러운 마음을 씻어 보이기에 좋은 것은
항상 자신을 돌아보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무시로 마음의 거울을 닦아 술수나 비겁함이 없는 어린아이와 같이 맑은 마음을 가진 성인이 그리운 세상이다.
가을 깊은 날 딸아이와 함께한 막바지 가을길에서 오늘도 행복을 가득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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