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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마산 미황사
    기행문·수필, 그리고 다른 글들.. 2012. 5. 11. 16:20

    달마산 미황사

     

     

    2012.  5.   11.

     

     

      달마산에는 삼황(三黃)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그것은 불상, 바위 그리고 석양빛이다.

      때묻지 않고 사랑스런 절집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절집중의 하나가 땅끝 미황사다.  천리길을 달려온  국토의 숨결이 사그러드는 해남땅 달마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데, 여관은 물론 가겟방 하나 없을 정도로 저잣거리의 때가 묻지 않았다. 가히 절경을 넘어선 피안의 세계 같은 분위기다.

     

      미황사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달마산 기슭에 있으며 강진에서 13번 국도와 813번 지방도를 타고 해남반도 땅끝을 향해 달리다가  시선을 좌측으로 돌리면 ㄱ숨이 탁 막힌다. 장엄한 백두대간이 영암월출산에서 기를 모아 만덕산, 두륜산, 달마산, 땅끝 사자봉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퍼레이드를 펼친다. 거대하거나 으리으리한 골격은 아니지만 그 품격이 다부지고 우렁찬 암봉들이다.  그 중에서도 절정이 달마산이다.

     

      북에서 남으로 외줄기로 뻗어나가는 12km의  산줄기를 어느 사람은 주저없이 공룡의 등뼈 같은 모습이라고 표현을 했다. 수백 수천개의 돌병풍을 한 줄로 이어놓은 듯한 달마산은 날개를 퍼득이는 형상이다. 사자가 웅크리고 포효ㅘ는 모습이고, 용과 호랑이가 어금니를드러냈으며, 구름속에 신기루처럼 솟아 있다. 그래서 일찍이 남쪽의 금강산으로 불리웠다.

     

     

     

     

     

     

      미황사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 할 길이 없는 달마산을 가사 장삼처럼 두르고 삼매경에 빠진 선사의 모습이다. 그 기개가 활연대오하여 범 할수 없는 기상을 느끼게 하지만, 저녁 진광이 부서질 때면 더없이 적막하고 처연하다.

     번성했을 때의 미황사는 통고사를 비롯하여 도솔암, 문수암, 보현암 등 12암자가 있었고, 고승 대덕들이 끓이지 않았던 도량이었다. 지금은 미황사만이 쓰러질 듯 명맥을 유지하고 잇으나 가람터를살펴보면 결코 허장성세가 아니다. 웅장하면서도 날아 갈 듯 앉아있는 대웅전의 격조가 그렇고, 허물어진 옛터의 돌담들도 그 위용을 느끼게 한다. 주춧돌만이 벅혀 있는 누마루터도 2층의 9칸집이었다 한다.

     

      대웅전은 잘 생긴 절터만큼이나 아름답다. 정유재란때 불탄 것을 1754년에 중수하였는데, 그 생김새가 하려하고 정교하기 이를데 없다. 조선 후기 다포양식으로는 단연 발군이다. 막 허튼 돌로 쌓은 기단위의 우아한 모습도 그르하려니와 내부를 장식한 문양과 조각, 단청들도 찬탄할 만하다.

     

     그래도 달마산 미황사를 찾아온 값어치는 대웅전을 바라볼때다. 고색창연하달까?    소박하달까?    아담하달까?   깔끔하달까? 인위적인 덧붙임없이 그자리에 서있는 대웅전은 좌우에 함께 하는 건물들과도 잘 어울릴뿐 아니라 배경으로 버티고 선 달마산 봉우리들과도 너무나 잘 어울려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한때 20여동에 달했다는 미황사의 융성이 대웅전, 응진당, 명부전 등 몇채의 당우들로 쇄락했음은 비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달마산 미황사로구나" 할 만한 선풍도 보이지 않는다. 고즈녁한 절집이 텅 비어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황사를 찾는 발길이 사그라들지 앟는 이유는  부도밭 때문이다. 지리산 연곡사 부도밭,  두륜산 대흥사 부도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황사의 역사가 아직 꺼지지 않은 모닥불로 남아 있다.

     

      대웅전 마당에서 도솔봉쪽으로 오솔길을 2km 가면  믿기지 않을 만큼 눈부신 부도밭이  반긴다. 페허가 된  통교사 터, 웅장한 숲 속에 30여 기의 돌무덤들이 하늘을 향해 나래를 펴고 있다. 푸른 이끼, 게다가 정갈하게 풍화된 색조는 가슴 벅찬 감동이다. 한점 흐트러짐 없이 의연하게 서 있는 모습에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아마 우리나라 최대의 부도밭일 성 싶다. 산너머 대흥사의 부도밭도 유명하지만 이 고독한 기상은 흉내내지 못한다.

     

    부도전으로 가는 산길을 따라 고요하게 아주 천천히 걷는다.

    귀에 들려오는 휘파람새, 박새, 곤즐박이들의 상쾌한 노래소리. 
    눈에 들어오는 온갓 예쁜 녹색잎들, 그리고 나무에 돋아난 연초록의 새움들.
    코에 살며시 다가오는 숲의 내음들.

    살갗을 스치는 상쾌한 바람... 살아 있음에 다시금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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