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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그림 같은 암자, 통도사 산내암자 열 네번째, 사명암사찰여행/경상도 2021. 2. 24. 13:15
한폭의 그림 같은 암자, 통도사 산내암자 열 네번째, 사명암
2021. 2. 24.
2021. 2. 22. 나 홀로 경남 양산시 통도사 암자 순례로 통도사 산내암자 17암자를 두 번에 나누어 순례하기로 마음먹고 지난번 2021. 2. 8에 11암자 순례 후 이번에는 6암자를 순례 하고 늘 자주 가는 통도사 큰절을 새롭게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으로 나누어 상세히 둘러본 부처님 법향 가득한 하루였다...
통도사의 산내 암자는 현재 17개의 암자가 있는데, 통도사를 중심으로 서북 산과 남산 쪽 그리고 산문 밖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서북산 쪽 암자는 9개로 백운암. 비로암. 극락암. 반야암. 자장암. 금수암. 서축암. 안양암. 수도암이고 남산 쪽 암자는 보타암. 취운암. 서운암. 사명암. 옥련암. 백련암 등 6개 암자가 있으며 산문 밖 암자로는 관음암과 축서암 2개로 통도사 산내암자는 모두 17개 암자이다...
영축산 자락 715m에 위치한 백운암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로가 잘 나 있고 암자마다 주차장이 딸려있어 차로 입구까지 쉽게 닿을 수 있다.
통도사는 수시로 와보는 사찰이지만 늘 통도사에 속한 암자는 몇 군데만 다녀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17암자 중 지난번 둘러본 11암자를 제외한 6암자 중 남산 쪽 암자 가운데 백련암. 옥련암. 사명암. 서운암 등 4개 암자를 보고 내려오다가 통도사 큰절에 들러 통도사를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으로 나누어 상세히 살펴 본 다음 통도사 산문 밖 암자 관음암과 축서암 2개를 둘러보는 걸로 하서 이번에 통도사 큰 절과 산내암자 6개를 포함하면 지난번 본 11암자와 함께 통도사 산내암자 17암자를 모두 보게 된다...
‘장군수‘ 약수가 유명한 옥련암을 나와서 오늘 보기로 한 통도사 산내암자 6개 중 세 번째, 지난번 통털어 열 네번째로 멋진 연못과 아름다운 전각이 있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암자 사명암으로 향해본다...
‘장군수‘ 약수가 유명한 옥련암을 나오니 아까 들어오면서 만났던 사명암 입구의 표지석이 나온다...
멋진 연못과 아름다운 전각이 있는 한폭의 그림 같은 곳, 사명암으로 들어간다. 사명암 오르는 길은 온통 우거진 나무와 소나무 숲이다.
절 입구 도착이다...
절 앞마당이기도 하고 차도 주차하기도 하는 곳이 넓어서 시원하다. 널찍한 주차장 가장자리에는 키 높은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쉬어 가기에 참 좋다.
이곳 사명암은 서운암에서 서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암자로 사명대사가 이곳에 토굴을 짓고 수도하면서 통도사의 금강계단을 수호한 곳으로 전해진다. 선조 6년(1573)에 사명대사를 존경한 이기(爾奇)ㆍ신백(信白) 신두 스님이 암자를 지었다고 전한다. 사명암은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극락보전과 칠성전, 해탈문등과 함께 연못과 어우러진 일승대가 한껏 운치를 더하고 있다. 사명암 감로탱을 비롯하여 1917년 조성된 석가모니후불탱과 1918년 조성된 신중탱이 성보박물관에 이운되어 보관 중이다.
사명암은 통도사. 수덕사. 화엄사, 안압지, 분황사, 불국사 등 전국 국내 주요 사찰 단청은 물론 숭례문, 경복궁 향원정, 숭례문, 홍인문, 경회루, 촉석루 우정국 진열실, 남한산성 등 우리나라 주요 건물 국보급 유물에도 단청을 담당하였던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 단청장 기능 보유자였던 혜각스님이 주석하던 곳으로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는 혜각스님이 생전에 모은 고서화 500여 점 등 을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기증하여 많은 서화류들이 보관 중이다.
크고 아름다운 사명암을 바라보며 매화 한 그루 꽃을 피워 고독하다. 수줍고 은은한 자태가 겨울 사명암을 지킨다. 기품 넘치는 당우들과 잘 꾸며진 정원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명문가를 연상시킨다. 연못 위의 다리를 건너야 극락세계에 이를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선뜻 다가설 수 없다. 몸도 마음도 조심스럽다.
주차장 마당에서 바라본 1985년에 상량한 일승대와 요사인 승요 및 광명당이다.
사명암은 다양한 나무들이 살아가는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포근한 둥지를 닮아 있다. 사명암 전체 전경이다...
사명암에는 누구든지 와서 쉬어 가라는 정자가 두체 있는데 1985년에 상량한 오른 쪽엔 일승대(日昇臺), 왼편엔 월명정(月明亭)이다.
해가 뜨고 달이 밝음을 동시에 볼 수 있으니 암자가 바로 부처님의 세계임을 상징하는 듯싶다.
주차장에서 사명암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작은 석다리 아래는 해자처럼 조성한 작은 연못 심조연이 있다.
심조연 연못 둑을 거닐어 본다..... 일주문과 요사인 승요 및 광명당, 오른쪽편 심조연과 그리고 1985년에 상량한 일승대와 더불어 스님들의 선방이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석계단 앞에서 바라본 심조연에 비친 일승대의 아름다운 모습에 살짝 반한다.
심조연 연못 위의 일승대가 너무나 멋지다.
일승대 앞에서 일승대 반대쪽의 월명정이 바라다 보이는 방향으로 바라본 전경이다.
통도사 암자 순례에서 느낀 것이지만 통도사 암자는 규모면에서 어지간한 절 못지않다.
나무아미타불 비석 앞으로 심조연 연못에 조성된 십층 석탑과 마애불
석계단 앞에서 바라본 월명정 방향 전경이다...
아직은 시절인연이 일러 수련이 있을 자리엔 모양만 갖추고 있다.
사명암 후원의 공양간과 오층석탑
월명정 앞 연못둑에서 바라본 사명암 전경이다.... 심조연 연못에 비친 반영이 너무 이쁘다.
연못 옆에 ‘일승대(日昇臺)’ 와 ‘월명정(月明亭)’이라는 두 개의 정자까지 더해져 궁궐 같은 느낌이며,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느낌도 없지 않다.
조용하고 한가롭기까지 하니 한나절을 이곳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좋을 듯 매력적인 곳이다.
아무리 봐도 예쁘다. 인공 연못과 어우러진 '일승대'와 '무작정'이란 정자. 그림 한 폭을 펼친 듯했다. 편액의 깊은 뜻이야 가늠 못해도 보고 있자니 차분해진다.
사명암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고 올라와서 작은 석다리를 지나 일주문으로 향한다....
입구에 꽤 큰 인공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로 대리석 다리를 지나 들어 가도록 되어 있다.
사명암 일주문이다...
사명암 출입문인 일주문에는 ‘入此門內 莫存知解'이.... '이 문 안에 들어오면 아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가지지 말아라.’ 온갖 잡념을 다 버려야 불법을 알게 된다는 뜻인가 보다....
일주문 안으로 극락보전이 보인다.... 간헐적으로 풍경소리 홀로 울고 ~
사명암의 압권은 단연 단청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대중성이 있고, 화려하면서도 싫증을 주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름다운 암자로 손꼽히는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 단 두명뿐인 무형문화재 단청장인 동원스님께서 계신 곳이기도 하다.
단청장인 동원 스님과 그분의 스승인 고(故) 혜각 스님의 솜씨다. 땡그랑. 처마 끝 풍경소리가 운치를 더해 잠시 넋을 놨다.
사명암 극락보전은 단청의 멋과 불화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가구식 기단에 다포계 팔작지붕을 갖추었다.
극락보전 편액은 월하스님 글씨이다...
서방정토의 극락을 옮겨 놓은 극락보전에는 서방정토의 주인인 아미타불이 주불로 봉안되어 있고 협시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셨다.
향 불단 우측에는 신중탱이 있다....
향 불단 좌측에는 지장탱이 있다....
지장탱 옆의 지장단
석가모니 후불탱화는 완호스님 작품이다...
불단 위 천정에는 네 마리의 용이 호위한다...
법당에 가만히 앉아 두서없이 엉켰던 한 주를 돌아보고, 노화된 육체의 경고 앞에서 당혹스러웠던 순간의 서글픔도 풀어낸다. 어쩐 일인지 법당 안 부처님이 나보다 더 외로워 보인다. 절은 장엄한데 오늘은 인적이 없어 쓸쓸하다.
극락보전 안에서 바라본 문살이 참으로 곱다....
측면과 후면에서 담아본 극락보전의 모습으로 선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주련
報化非眞了妄緣 보신불도 화신불도 참이 아니고 거짓 인연일 뿐이며
法身淸淨廣無邊 법신불은 청정하여 끝없이 광대하네.
千江有水千江月 천 개의 강에 물이 있으니 천 개의 강에 달이 있고
萬里無雲萬里天 만리에 구름이 없으니 만리 하늘이네.
향 극락보전 우측 요사
극락보전 처마와 맞닿은 칠성전 계단과 전각도 참으로 아름답다.
사명암(泗溟庵)의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칠성전(七星殿)
칠성전(七星殿)은 도교에서 유래한 칠성신을 모신 전각인데 내부에는 칠성탱화를 중심으로 산신과 독성을 모심 삼성각 형식이었다....
극락보전과 영각 사이로 보이는 칠성전
칠성전 앞에서 바라본 영각
참 이쁘다 사명암이, 참 편안하다 사명암 오후 겨울이...
영각이다.
영각은 사찰을 창건 또는 중건하였거나 그 사찰에 머물면서 수행한 고승들의 영정이나 위패를 모신 건물을 말한다.
사명암 영각 건물에는 좌.우의 1998년 94세로 입적한 혜각스님(慧覺, 1905~1998)과 중앙의 사명당 송운대선사의 존영과 위패를 모셔놓고 있다.
혜각스님은 불모(佛母)이다. 불모란, 불화나 불상을 조성하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일컬으며, 금어(金魚)라고도 한다. 혜각스님은 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이었다. 죽은 나무기둥에 꽃을 피우는 일을 하셨다. 율사(律師)이자 선사(禪師)였던 스님은 돌장승이라도 신세를 지면 꼭 직접 갚았으며, 서릿발 같은 수행으로 계율을 어기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자비 보살’이자, ‘엄한 나한’이었다. 혜각스님은 금초(金草) 12종 기법과 금단청 등 독창적인 단청기법으로 유명하며, 불교의 경전을 그림으로 옮기는 탱화와 서예 분야에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사명암은 우리나라 주요 건물 국보급 유물에도 단청을 담당하였던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 단청장 기능 보유자였던 혜각스님이 주석하던 곳이다.
고풍스런 자태가 묻어나는 사명암 영각 앞엔 오래된 감나무와 모과나무 한그루가 상흔으로 얼룩진 거친 수피로 영각을 자키고 있다. 세월을 얼마나 견뎠을까?
절 뒤편으로 펼쳐지는 숲의 전경으로 겨울인데도 대나무는 푸르름을 자랑한다...
영각 우측으로 수행처가 있는 곳이다....
흔적하나 남겨본다....
수행처가 있는 곳 입구 바로 앞에 수각이 있어 감로수 연봉오리 모양에서 맑은 물은 멈추어 있지만 새들이 목축이려 날아든다.
맑디맑은 하늘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장독, 무심히 툭 던져 둔거 같은 장독이랑 고운 하늘이 이리도 잘 어울린다.
영각 옆으로 너무나 고즈넉한 스님들의 수행공간이 있어 엄청 조심스럽다.
일승대 뜨락과 요사채
광명이란 편액이 있으니 광명전인 듯 ~
동원 스님께서 머무시는 당우이다.
건물의 전면에 ‘무량광불(無量光佛)’과 ‘대호쾌활(大好快活)’이라는 편액이 각각 붙어있다. 무량광불 편액의 안쪽에 있는 ‘무량수(无量壽)’와 ‘인지위덕(忍之爲德)’ 등 다양한 글씨체의 편액들이 이채롭다. ‘대호쾌활(大好快活)’은 극락암에도 붙어 있었는데 추사 김정희 글씨이다.
사명암 요사에는 이익이『성호사설』에서 “그 형상이 벌레가 갉아 먹는 것도 같고 새가 지나간 자국과도 같아서 얽히고 맺히고 깎이고 황홀하고 기괴하다”라고 한 구루비문체 주련이 있다.
단풍도 떨어지듯 시간의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서각은 글씨를 새기는 것이다. 문자와 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미를 창조하는 것이 서각이다. 부드러운 붓의 흐름을 칼로써 새겨 나가는 것이다.
이질적인 만남이다. 먼저 붓의 부드러움이 만들어진다.
그다음에 칼날에 의해 글씨는 입체감을 부여받는다. 칼 맛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 글씨는 살아 꿈틀거린다. 그래서 붓의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
붓글씨가 칼을 만나 때론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새로운 형태로 태어난다. 글씨 획의 강약 리듬에 맞추어 힘준 곳은 깊이 파고, 흘러내리듯 그은 것은 얕게 새겨 붓글씨의 울림을 입체화시키는 것이다. 붓글씨의 평면화를 입체화하는 서각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사명암의 구루비문은 더욱 그러하다.
무량광불 편액의 안쪽에 있는 ‘무량수(无量壽)... 일,십,백,천의 수리수는 불가에서 나온 말이다. 그 중 무량수는 셀 수가 없다는 뜻이겠지?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이 덕이다.
칠성전 쪽에서 바라본 경각 옆의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다....
뜨락의 석등 아래는 부처님이 앉아 계신다.
이 건물은 최근에 지은 건물이다. 여기가 바로 우리나라 주요 건물 국보급 유물에도 단청을 담당하였던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 단청장 기능 보유자였던 혜각스님이 주석하던 곳으로 우리나라 단청의 산실로 혜각스님께서는 이곳에서 단청작업을 하시거나 후학들을 지도하시는 단청 화실이라고 하셨다고 하며 지금은 동원스님의 작업장소이다.
통도사 사명암의 동원스님의 작업실 입구 천정 단청 모습으로 참으로 장엄했다...
동원스님은…
대전에서 태어난 스님은 1966년 출가, 월하스님을 법사로, 혜각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고암스님에게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80년대 초반 잠시 통도사 교무 소임을 맡은 것을 빼고는 줄곧 탱화를 그리며 한 평생 수행에 매진했다. 은사 스님의 뒤를 이어 200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보유자다. 1998년 입적한 혜각스님과 함께 퇴락한 사명암을 일으켰으며 현재 기림사 등 전국 유수 사찰의 탱화를 그리고 있다.
단청장인 통도사 사명암 동원(東園) 스님.
단청이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다섯가지 중요무형문화재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여 건축물이나 공예품등에 무늬와 그림을 그려 아름답게 채색하는 것을 말하며,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그 유래가 오래되었으며 오늘날 우리나라만이 단청에 대한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이러한 단청을 하는 기술을 지닌 사람을 단청장이라고 하는데, 1972년 8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 48호로 지정된 종목이다. 법랍 44년의 동원 스님은 사찰단청의 오랜 경험과 연륜, 기량 및 작품의 예술성 등 모든 면에서 완숙한 경지에 올라, 우리나라 전통단청의 계승 및 전승활동에 적합한 환경을 두루 갖춘 것으로 인정되어, 2006년 이후 보유자가 없었던 중요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에 2009년 2월 16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단청장 보유자로 인정을 받았다. 동원 스님의 작품으로는 스승 혜각 스님과 함께한 통도사 단청 및 운문사, 동화사, 그리고 캐나다 서광사 등 수많은 사찰에 남겨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48호 국가중요무형문화재 단청장 보유자 동원스님에게 2015년 정부로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50여 년간 전통 탱화 불사에 진력해 온 사명암 東遠 스님은 캐나다 밴쿠버의 통도사 포교당인 서광사(주지 태흥 스님)에 초대형 탱화를 2000년 초 탱화 불사에 입재해 가로 3m, 세로 4m의 신중탱화 , 가로 6m, 세로 4m의 후불탱화 작업을 2002.9월 중순께 회향하기도....
통도사 사명암 동원스님은 50년을 넘게 한 곳에 주석하면서도 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사명암의 일승대는 늘 차향 가득하지만, 서예의 묵향 가득한 전시장이다. 일승대는 동원스님이 주로 사용하는 다도실이다. 육각정의 건물 내부의 기둥과 도리에 현판이 걸려있지 않은 곳이 없다.
현판의 글씨는 어떤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현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글씨 형태가 있다. 일부 글자는 전서와 초서이다. 총 20개의 현판을 달아 놓았다.
요사채 마당 정면에서 보이는 현판은 '욱일승천(旭日昇天)'이다. 묵선자 박지명의 글씨이다.
일승대와 욱일승천에 동시에 보이는 ‘일승’이 란 글자는 혜각스님의 은사이신 회명(晦明)스님의 호이다.
일승대 정자에 걸린 수많은 명품의 글씨들을 다 볼수가 없었다... 일승대 입구를 제한하고 있어 일승대는 올라갈수가 없어 아쉬움으로 내부 사진만 한장 남겨본다...
사찰 건물 지붕의 끝에는 대개 풍경이 달려 있다. 조그만 종에 물고기가 매달린 모양인데 뎅뎅하는 단순한 소리가 나는데 여기는 길이가 다른 쇠파이프를 매달고 안에는 둥근 나무판을 달아 바람에 흔들리며 파이프를 치게 만들었는데 그 길이가 각기 다르니 마치 실로폰을 연주하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소리가 났다.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라고 생각했다. 일승대 천장에 달린 그 소리가 얼마나 청아하던지.... 지금도 그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귀전에 맴돈다.
'일승대(日昇臺)',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곳이기에 동쪽을 향하고 있다. 글씨는 혜각스님의 것이다.
정자 안의 “석수실(石壽室)”은 추사의 글씨체이지만 낙관은 없다. “석수만년(石壽萬年)”, ‘돌의 생명은 만년 간다’에서 온 것이다. 만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돌과 같이 장수를 기원하는 글이다. 회갑 때 즐겨 쓰는 말이라 한다.
일승대 주련글로 도연명의 음주시 일부로 위창(葦滄) 오세창(吳世昌)의 글이다. “산기일석가(山氣日夕佳)”, 산 기운은 해 질 녘이 더욱 아름답다.
일승대에서 동원스님과 차한잔 해보고 싶었지만 출타중이라 뵈옵지를 못했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건물의 암자 뒤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 서 있고 한적한 소나무 숲 오솔길이 있어 거닐면서 사색에 잠기기에 아주 좋다.
수행처가 있는 곳 입구를 조심스레 나온다...
사명암은 자연 지세에 따라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5동 22칸에 이르는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극락보전이 중심을 이룬다.
사명암에 들어서면 오른쪽 왼쪽 가을이면 멋진 모습을 자랑하는 약 40년 수령의 애기단풍나무가 두 그루 있다.
창문의 문살모양과 담, 사명암의 구석구석에는 이런 아름다움이 묻어 있다.
가운데 계단을 기점으로 오른쪽 일승대와 왼쪽 월명정을 이루는 아름다운 사찰....
무작정(無作停)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미리 정한 것 없이 무작정 찾아올 인연이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부처님의 온화한 시선이 느낌으로 앉아 있는 곳, 그 작은 위안을 찾아 언제나 함께 나설수 있는 걸림이 없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온통 내 주변이 따뜻해져 온다.
월명대도 일승대와 나란히 일직선으로 가람 안쪽에 배치되어 있다.
월명정(月明停)을 담아본다... 일승대의 반대편 월명정 모습이다.
이 정자는 이름도 가지가지, 연지 쪽에서 보면 ‘월명정(月明停)’이고 극락보전 마당에서 보면 ‘무작정(無作停)’ 정자 안엔 ‘성심각(誠心閣)’이라 되어 있다.
사찰 앞 마당에서 보면 ‘월명정’의 편액이 있는 뒷면 법당 마당에서 보면 '무작정(無作停)’ 이란 편액을 동원스님께서 걸었다.
無作이란 불교에서 인연에 의하여 생긴 것이 아닌, 생멸의 변화를 초월한 것이라는 뜻으로, 열반을 달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일 거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깊은 의미가 있다.
따지지 않고 / 덮어놓고 라는 뜻으로 쓰는 무작정(無酌定)은 비를 맞으며 무작정 걸었다와 같은 無酌定이라고 쓴다.
정자 안엔 ‘성심각(誠心閣)’
연등이 빙 둘러 달린 ‘무작정(無作停)’을 신발 벗고 올라본다. 여럿이 갔을땐 차 한잔 나누기도 좋은 곳인데 혼자라 조금 아쉽다.
월명정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연못이 아름답다.
2010년에 개봉한 윤용진 감독의 영화 ‘할’은 독립영화다. 독립영화란 자본과 배급망에 의지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대로 제작된 영화를 말한다. ‘할’은 상업성과 떨어져 있는 만큼 불교를 깊이 다루고자 노력한 작품으로 보인다.
젊은 우천스님과 그를 이끄는 청송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의 길’로 안내한다. 우천스님과 청송스님의 이야기는 주로 중국의 조사와 선사들의 선문답이다. 청송스님이 던지는 화두와 함께 관객들은 두 스님의 구도여행에 기꺼이 동행한다.
1교시 부터 8교시까지 이어지는 두 스님의 수행 수업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펼쳐진다. 그 이야기는 가을을 맞은 아름다운 절에서 시작한다. 그 곳이 바로 통도사 사명암이다.
참나 찾아 떠나는 여행
스승과 제자 문답에
오묘한 진리 담아내
두 스님이 처음 이야기를 나누는 정자의 이름은 무작정(無作亭)이고 또 다른 정자는 일승대(日升臺)이다. 두 정자 모두 작은 연못 위에 아름답게 솟아 있다.
‘무작정’ 앞에서 나누는 두 스님의 첫 대화는 이렇다.
“스님 깨달음이란 무엇입니까?” “내 부처님 법 만나기 전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었다. 허나 성품을 보는 지혜가 열리고 보니 산이 물이요 물이 산이더라 그러나 깨닫고는 다시 보니 그대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이놈아.”
“스님, 그럼 깨닫기 전과 후가 같은 것 입니까?” “태어날 때부터 장님인 니놈한테 붉은 색을 어찌 설명할꼬. 정 그렇게 궁금하면 니놈이 직접 부처님을 만나 보거라. 이놈아.”
두 스님은 구도여행을 떠난다. 영화 속 우천스님과 청송스님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온다. “저 소리가 풍경소리냐 바람소리냐?” 청송스님이 묻는다. “바람소리도 풍경소리도 아닙니다” 라며 우천스님은 가사를 번쩍 들어 바람에 날린다. 영화 속 두 스님이 첫 대화를 나눈 무작정에서는 아무도 없다.
바람에 공기가 일렁인다. 이 좋은 계절에, 무작정! 무작정 정자에 와 앉아볼 일이다.
향 무진장 정자 우측으로 후원으로 짧은 담장사이로 후원이 보이는데
후원 앞뜰에 최근에 세워진 사명암 5층 석탑과 함께 있는 요사에는 공양간이 이곳에 있다.
매화꽃을 보며 봄을 영접한다. 겨울을 건너온 생명의 전령에 대한 예의다. 매화꽃 앞에서 기도하듯 겸허해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사랑스러운 일인가? 은은한 꽃향이 외롭고 가난해진 마음을 적신다. 군자를 연상시키는 격조 높은 꽃, 한평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는 매화는 세한삼우(歲寒三友) 중 하나다. 올곧은 지조를 상징하는 그윽한 자태는 벚꽃처럼 야단스럽지 않고 배꽃처럼 고독해 보이지도 않는다. 매화향에 취해 겨울이 또 그렇게 가고 있다.
담장은 호박돌을 넣어서 쌓아올린 토담이다. 낮은 담장은 쭉 이어져 중간의 문을 지나 일승대까지 전체적으로 이어진다. 문까지 이어진 토담은 문을 지나 또 계속된다.
사명암 일주문을 나선다.
사명암에서 계단을 통해 내려 가면서 연못을 가로 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내려가면서 만나는 용이 호위하는 관세음보살님
일주문을 나오며 다시한번 담아보고
사명암의 兩 정자는 수행과 포교의 아름다운 공간의 연화장이 되어 곱게 피어나리 ~
사명암 일주문에서 계단을 밟고 내려서면 아까 들어설때 만난 작은 석다리 아래는 해자처럼 조성한 작은 연못 심조연이 있다.
담장 아래에는 이름 모를 새싹들이 다투어 고개를 내민다. 목련과 만리향의 눈빛도 심상치 않다. 사명암은 온통 소생의 기쁨을 알리는 봄소식으로 술렁인다. 눈물겹도록 경이로운 이 모든 것들도 외로움의 소산이리라. 내 안에 어룽어룽 차오르는 봄날을 위해 사명암이 가만히 손을 내민다. 부처님은 여태 밖을 서성이셨던 모양이다. 매화향 은은해지는 겨울에도....
세속에서~ 지금 잠시나마 이곳에 머무르는 이시간이 바로 극락이리라...
사명암을 내려오는데 겨울 산길이 썰렁하다. 사명암 순례 기행은 끝났다. 겨울산은 영원히 무채색을 자랑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고운 연초록의 새싹이 돋아난다. 그것이 시중(時中)이다.
썰렁한 나뭇가지에 잎이 피지 않으면 연초록의 새싹 바라보이지 않는다. 겨울은 그러한 시절이다.
멋진 연못과 아름다운 전각이 있는 한폭의 그림 같은 곳, 사명암에서 내려간다. 사명암 내려가는 길은 온통 우거진 나무와 소나무 숲이다.
편안하고 정겹고 사랑스런 사명암의 풍경들에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사명암을 떠나면서 내려오는 길 소나무 숲길도 참 아름답다.
이제 사명암 입구 갈림길의 표지석을 지나
멋진 연못과 아름다운 전각이 있는 한폭의 그림 같은 암자 사명암을 나와서 오늘 보기로 한 통도사 산내암자 6개 중 네 번째, 지난번 통털어 열 다번째로 약된장이 익어가는 서운암으로 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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